온라인 개학 학부모 안내문

온라인 개학 학부모 안내문

  안녕하세요? 올해 1학기는 4월 16일부터 온라인 수업 형태로 시작됩니다. 이른바 온라인 수업의 어려움에 대해 사회적으로 여러 우려가 있지만, 특히 오디세이학교 학부모님들께서는 따로 한 겹의 아쉬움 혹은 걱정을 갖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오디세이의 교육 활동이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까닭에 온라인 환경에서의 구현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저희 역시 같은 우려를 안고 1학기 교육활동을 논의해왔습니다. 오늘은 지면을 통해 현재까지 논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오디세이학교 교육활동 방향’에 대한 안내를 드리고자 합니다.

  배움의 기회와 통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공교육 기관으로서의 학교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그리고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배움의 태도와 방법을 갖추도록 돕는 곳이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세이학교의 지향은 ‘배우기를 배우는 학교’를 향해 있습니다.

  학교의 역할에 대해 길게 언급한 까닭은 교사-학생, 학생-학생 사이의 상호작용과 토론이 학교 교육활동의 본질적 측면임을 환기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저희 교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온라인 수업이 왜곡되는 것입니다. “대면활동을 할 수 없으니 당연히 토의, 토론이 포함된 활동을 할 수 없겠지. 그러니 당분간 지식 전달을 중심으로 하는 컨텐츠를 중심으로 온라인 수업을 구성하자.”

  저희가 도달한 결론은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말과 글을 나누며 소통하고, 자신과 서로의 존재를 살피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행동을 기획하는’ 교육 활동의 가능성을 온라인 수업이라는 조건 하에서 탐색한다는 것입니다.

  4월 16일부터는 기본적으로 아침 아홉시 반에 화상 회의를 통해 일과를 시작하고 다섯시 반에 일과를 마칩니다. 수업마다 구체적인 모습은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과 메신저, 그리고 구글 클래스룸 등을 활용하여 교육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과 시간동안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과 더불어 ①노트북, ②웹캠과 헤드셋을 갖춘 데스크탑 PC, ③키보드를 갖춘 태블릿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 도구가 필요합니다. 현재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위한 물리적 여건을 전화로 확인하고 있으며, 학생 각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온라인 수업은 가보지 않은 길입니다. 온라인 수업의 가능성과 한계가 어느 정도일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합니다. 인간의 성장에는 그가 속한 집단의 ‘문화’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까닭에,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앉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배움을 일으키는 것은 비단 수업만이 아닙니다. 수업을 준비하면서도 ‘1~2주라도 얼굴을 맞댈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무시로 고개를 드는 것은 그런 까닭입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온라인 수업이 대면 활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교사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는 온라인 수업이 단지 ‘오프라인 수업의 불완전한 대체재’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여건을 빚어낸 ‘지금’, 인류가 직면한 전지구적 상황 자체가 우리가 공부해야 할 가장 크고 중요한 텍스트라 믿기 때문입니다. 사회, 그리고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직면한 재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느냐에 따라 지금의 상황은 스스로 배우는 힘을 기르는 기회가 되기도, 의미 없는 공백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온라인 수업 역시 그러한 배움의 부분인 까닭에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수업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는 온라인 수업 자체의 완성도를 넘어선 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겨울방학 시점부터 100일 가까이 이어진 가정 휴업 상황으로 인해 부모님과 학생 모두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그럼에도 학생이 오프라인 형태의 개학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게 되어 무척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현재를 규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조건인 불확실성을 겸허한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안은 채 배움과 소통의 가능성을 탐색하겠다는 약속으로 인사를 갈음합니다.


2020.04.07.

오디세이학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