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찾기여행 소감문_ (오팔)
나는 질문이자 문제 한 가지를 안고 길찾기여행을 떠났다. 그것은 나의 안에서 중요하거나 소중한 것들을 잃거나 잊어버린다는 것이 불안하다는 것이었고, 그것이 변하고 스쳐갈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추석 연휴에는 서점에 가 책을 사기도 하고, 공원에 계속 앉아 글을 써보기도 하고,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보기도 하고 정말 많은 시도들을 했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면 점점 잃어갈 것 같다는 쎄한 느낌은 2학기의 시작부터, 올해 초부터 나를 뒤따라온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우선 정확히 뭐였을까? 개인프로젝트 시간에도 정리했었고, 책들에도 써놨고, 다양한 분들에게 질문하기도 했고, 이런저런 노트들에도 적어놨었다. 하지만 막상 떠오르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곡을 만들 때 이미지를 떠올리는 능력, 절망과 희망 그 자체이자 나를 잡아두던 여러 혼란들, 머릿속에 있던 나를 정리한 키워드들,
난 답을 찾기 위해 이번 여행에서 무얼 했을까? 일단, <노르웨이의 숲>을 가져갔다. 그저 겨울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서 꺼낸, 중3 겨울에 반쯤 읽고 덮어버린, 기억이 흐릿해진 그런 책일 뿐이었다. 그러다 여행 며칠 전, 그 책의 초반부를 읽었다. 그러자 우연찮게 주인공이 소중한 기억들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이 나와 너무 겹쳐보여 캐리어에 넣게 되었다.
(장수양 시인에게 보낸 메일과 학습지)
어설프게라도 내린 나의 답은, ‘흘러가자’는 것이었다. 얼마나 길고 멀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자고, 길을 찾는 것만큼은 못 본 체 하지 말자고 마음 먹었다. 어떻게 보면 이게 나의 오디세이 한 해의 결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헤매기에 지쳐 오디세이로 왔고, 이 곳이 하나의 보금자리가 됐다. 그리고 이제는 떠날 때가 되어 나는 또 걸어가야만 한다.
(나는 자만해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꽤나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고,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나하나 천천히 풀어가자. 엉킨 실타래니까
길찾기여행 소감문_ (오팔)
나는 질문이자 문제 한 가지를 안고 길찾기여행을 떠났다. 그것은 나의 안에서 중요하거나 소중한 것들을 잃거나 잊어버린다는 것이 불안하다는 것이었고, 그것이 변하고 스쳐갈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추석 연휴에는 서점에 가 책을 사기도 하고, 공원에 계속 앉아 글을 써보기도 하고, 내가 좋아했던 음악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보기도 하고 정말 많은 시도들을 했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면 점점 잃어갈 것 같다는 쎄한 느낌은 2학기의 시작부터, 올해 초부터 나를 뒤따라온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우선 정확히 뭐였을까? 개인프로젝트 시간에도 정리했었고, 책들에도 써놨고, 다양한 분들에게 질문하기도 했고, 이런저런 노트들에도 적어놨었다. 하지만 막상 떠오르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곡을 만들 때 이미지를 떠올리는 능력, 절망과 희망 그 자체이자 나를 잡아두던 여러 혼란들, 머릿속에 있던 나를 정리한 키워드들,
난 답을 찾기 위해 이번 여행에서 무얼 했을까? 일단, <노르웨이의 숲>을 가져갔다. 그저 겨울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서 꺼낸, 중3 겨울에 반쯤 읽고 덮어버린, 기억이 흐릿해진 그런 책일 뿐이었다. 그러다 여행 며칠 전, 그 책의 초반부를 읽었다. 그러자 우연찮게 주인공이 소중한 기억들을 점점 잃어가는 모습이 나와 너무 겹쳐보여 캐리어에 넣게 되었다.
(장수양 시인에게 보낸 메일과 학습지)
어설프게라도 내린 나의 답은, ‘흘러가자’는 것이었다. 얼마나 길고 멀지라도,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자고, 길을 찾는 것만큼은 못 본 체 하지 말자고 마음 먹었다. 어떻게 보면 이게 나의 오디세이 한 해의 결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헤매기에 지쳐 오디세이로 왔고, 이 곳이 하나의 보금자리가 됐다. 그리고 이제는 떠날 때가 되어 나는 또 걸어가야만 한다.
(나는 자만해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꽤나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고, 돌이킬 수 없는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나하나 천천히 풀어가자. 엉킨 실타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