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학생들은 11월 10일 1~6교시, 11월 14일 3~6교시 세상만나기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세상만나기는 교실 수업과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세상의 모습을 직접 만나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진로 탐색과 설계하는 시간입니다. 민들레에서 진로탐색교육과정의 1년은 크게는 ‘나(인간)에 대한 진단과 이해, 세상에 대한 이해, 나와 세상을 연결하기’라는 내용적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월부터 다양한 활동과 학습으로 경험을 축적해 나가다, 2학기 들어 10월, 11월이 되면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게 됩니다. 오디세이학교 민들레 11기 학생들은 세상만나기 활동을 통해 자기에 대한 성찰과 사유를 바탕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며 자아정체감을 확립하고 주체적으로 자기의 삶을 생각하였습니다.
- 만난 사람들 : 기타리스트, 촬영감독, 브릭디자이너, 모형조립차 사업가, 문화기획자, 대안교육 교사, 종교학 교수, 소설가, 중학교 교사, 심리상담사, 정치활동가, 재단사, 미용사, 해외유학경험자, 작가, 숲해설가 등



*세상만나기 에세이 중 일부 공유
<내가 꿈이라고 불렀던 것>
하유민
정독도서관 정원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다. 나무에는 단풍이 졌고, 그 주위를 거닐며 하현상의 <calibrate> 앨범과 이랑의 <신의 노래> 앨범을 임의재생하여 듣곤 했다. 산책을 하면 걱정들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에 무작정 걸어다녔다. 단풍이 예뻤고 햇살이 눈부셨다. 하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위태로운 상태였다. 막막하다는 생각을 했다. 당장 내일, 내년, 몇 년 후의 미래가 너무나도 두려웠다. 자기계발서에 적혀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잘도 비웃었다. 쉽다는 듯 이야기하는 모든 것들을 싫어했다. 최근 나에게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동경의 초입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시점 이후부터 내 희망 직업란에는 ‘국어 교사’가 적혀있었다. 문득 어느 한 분야에 꽂히지 않는 이상 그랬다. ‘교사’라는 직업은 익숙했다. 엄마가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니 교사니 하는 것은 나와 너무 가까운 것들이었다. 교사로서 엄마는 멋있는 사람이었고, 내가 만나는 교사 중 특별히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사람도 없었다. 동경이 너무나 헤픈 나로서는 교사를 동경하는 게 가장 쉬운 일이었다. 오디세이에 오고 나서 가장 많이 한 일은 ‘질문’이지 않을까. 그것은 대부분 나를 향해 있었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의심하고 질문했다. 그 작업은 이제 나의 삶에 꽤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그것의 긍정적인 효과는 나를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효과도 있냐 묻는다면, 나를 알게 됨으로써 또한 알게 되는 나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것이다. (중략) 나의 결핍을 인지하게 된 시점부터 내가 꿈꾸던 교사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욕구가 정말 나의 것일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까.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었던 것이 나의 결핍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교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나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고, 국어 과목 수업을 듣는 것을 즐겼고, 친구에게 여러가지를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했던 것도 교사가 되는 것을 꿈꾼 이유였다. 그럼에도 의심을 멈출 수는 없었다. 나의 진정한 욕구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나의 세상이던 동경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교사들을 만났다.
시작
쑥갓의 수업은 흥미롭다. 에로스 사랑에 관련된 글을 읽고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쑥갓의 수업은 나에게 꽤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 신선함이 건강하고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교사로서의 쑥갓도 신선했다. 유쾌한 수업을 하시지만, 선을 넘지 않게 되는 분위기를 만드시곤 했다. 그렇게 쑥갓은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쑥갓에게 섭외 메일을 드리고, 답변을 받으니 세상 만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막막함이 조금은 괜찮아지는 기분이었다. 수요일 하루 동안 쑥갓을 따라다니며 관찰하기로 했고, 인터뷰도 하기로 했기에 수요일 하루가 채워졌다. 동경하던 대상을 만나 뵙고 그 하루를 따라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기대되었다. 세상 만나기 기간의 수요일이 되었고,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쑥갓의 하루를 보면서 새로운 질문이 생기기도 했고, 쑥갓이 멋진 사람이라는 것이 상기되기도 했다. 일정 중간 비는 시간과 일정이 끝난 후의 시간들 틈틈이 총 세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루고 싶은 것
(중략) 쑥갓의 모습을 보며 나의 현재를 떠올리기도 했다. 무언가 열렬히 좋아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심이 있는 분야는 있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꿈이 무엇이냐 물을 때 고민 않고 답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멋지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직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참 부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조금 드리자, 쑥갓은 교사가 되더라도 교사가 되고 나서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 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욕망이 없으면 사회의 욕망을 따라가기 마련이고,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고, 잘 사는 것의 핵심은 내 욕망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을 왜 가지고 싶은가, 그 직업을 가져서 무엇을 이룰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동의했다. 또한 내가 꿈꾸고 있던 교사 그 뒤에는 어떠한 의미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왜 교사가 되고 싶은지는 생각해 보았지만, 교사가 되어서 무얼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나는 무얼 이루고 싶었을까. ‘이루고 싶었던 것’에 대한 설명은 많이들 하지만, 그것을 나에게 질문한 적이 없었다. 내 욕망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또한 조바심이 났다. 교사를 꿈꾸는 것에 그리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도 꿈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무얼 이루고 싶은지가 너무도 막막했다. (중략) 막막함이란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알 수 없다는 특성에서 생기는 불안은 어쩔 수 없이 막막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을 다루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지금 나의 불안을 다루는 방법은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루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더 질문하고 탐구하면 된다고. 쉽지 않을 것을 알지만 우선은 나를 잘 토닥이려 노력해야겠다.
(중략) 열남과의 인터뷰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는 녹음본을 정리하며 쑥갓과의 인터뷰도 떠올렸다. 둘은 꽤 다른 사람 같았고, 그런 둘을 인터뷰한 것에 보람을 느꼈다. 집에 가는 동안 계속 생각한 것은,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였다. 녹음본을 살펴보았고, 수요일 하루닫기도 보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번뜩 떠올랐다.
나는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인 것 같다. 안정적이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안정되어 있는 것을 너무나도 필요로 했다. 그러다 보니 뚜렷하지 않은 현재가 괴로웠다. 내가 꿈꾸기 가장 쉬운 것을 꿈이라고 믿었을 수도 있다. 또한 세상 만나기의 맥락도 그렇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의지가 뚜렷해지길 바랐다.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교사를 만나 뵐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교사들을 만났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품고 싶었다. 세상 만나기를 기획할 때의 욕구를 조금은 알아챘다. 내가 만난 세상은 ‘나’였다. 세상 만나기 내내 나는 결국 나에 대해 질문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답은 아직 없다. 열일곱 살인 지금은, 그게 없는 채로 조금 더 묻고 헤매어도 된다고 믿어 보기로 했다. 질문 여행의 질문으로 가져갔던 ‘나를 이해하는 것’을 이번 세상 만나기를 통해 조금은 이루었다. 감사한 시간을 보냈고, 기록하지 않은 내용들도 모두 나에게 와 닿는 내용이었다. 미래의 내가 어떠한 직업을 가진다면 두 선생님께 찾아가 이 에세이를 보여드려야겠다. ‘지금은 이런 사람이 되었어요.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라는 말을 하며. 그럴 수 있는 좋은 삶을 천천히 준비해야겠다.
민들레 학생들은 11월 10일 1~6교시, 11월 14일 3~6교시 세상만나기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세상만나기는 교실 수업과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세상의 모습을 직접 만나면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진로 탐색과 설계하는 시간입니다. 민들레에서 진로탐색교육과정의 1년은 크게는 ‘나(인간)에 대한 진단과 이해, 세상에 대한 이해, 나와 세상을 연결하기’라는 내용적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월부터 다양한 활동과 학습으로 경험을 축적해 나가다, 2학기 들어 10월, 11월이 되면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게 됩니다. 오디세이학교 민들레 11기 학생들은 세상만나기 활동을 통해 자기에 대한 성찰과 사유를 바탕으로 세상을 탐색하고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며 자아정체감을 확립하고 주체적으로 자기의 삶을 생각하였습니다.
- 만난 사람들 : 기타리스트, 촬영감독, 브릭디자이너, 모형조립차 사업가, 문화기획자, 대안교육 교사, 종교학 교수, 소설가, 중학교 교사, 심리상담사, 정치활동가, 재단사, 미용사, 해외유학경험자, 작가, 숲해설가 등
*세상만나기 에세이 중 일부 공유
<내가 꿈이라고 불렀던 것>
하유민
정독도서관 정원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다. 나무에는 단풍이 졌고, 그 주위를 거닐며 하현상의 <calibrate> 앨범과 이랑의 <신의 노래> 앨범을 임의재생하여 듣곤 했다. 산책을 하면 걱정들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에 무작정 걸어다녔다. 단풍이 예뻤고 햇살이 눈부셨다. 하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위태로운 상태였다. 막막하다는 생각을 했다. 당장 내일, 내년, 몇 년 후의 미래가 너무나도 두려웠다. 자기계발서에 적혀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잘도 비웃었다. 쉽다는 듯 이야기하는 모든 것들을 싫어했다. 최근 나에게는 모든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동경의 초입
초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시점 이후부터 내 희망 직업란에는 ‘국어 교사’가 적혀있었다. 문득 어느 한 분야에 꽂히지 않는 이상 그랬다. ‘교사’라는 직업은 익숙했다. 엄마가 교사이기 때문에, 학교니 교사니 하는 것은 나와 너무 가까운 것들이었다. 교사로서 엄마는 멋있는 사람이었고, 내가 만나는 교사 중 특별히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사람도 없었다. 동경이 너무나 헤픈 나로서는 교사를 동경하는 게 가장 쉬운 일이었다. 오디세이에 오고 나서 가장 많이 한 일은 ‘질문’이지 않을까. 그것은 대부분 나를 향해 있었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의심하고 질문했다. 그 작업은 이제 나의 삶에 꽤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그것의 긍정적인 효과는 나를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효과도 있냐 묻는다면, 나를 알게 됨으로써 또한 알게 되는 나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것이다. (중략) 나의 결핍을 인지하게 된 시점부터 내가 꿈꾸던 교사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욕구가 정말 나의 것일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걸까. 교사라는 직업을 꿈꾸었던 것이 나의 결핍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교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나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고, 국어 과목 수업을 듣는 것을 즐겼고, 친구에게 여러가지를 설명해주는 것을 좋아했던 것도 교사가 되는 것을 꿈꾼 이유였다. 그럼에도 의심을 멈출 수는 없었다. 나의 진정한 욕구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나의 세상이던 동경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교사들을 만났다.
시작
쑥갓의 수업은 흥미롭다. 에로스 사랑에 관련된 글을 읽고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쑥갓의 수업은 나에게 꽤 신선하게 다가왔고, 그 신선함이 건강하고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교사로서의 쑥갓도 신선했다. 유쾌한 수업을 하시지만, 선을 넘지 않게 되는 분위기를 만드시곤 했다. 그렇게 쑥갓은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쑥갓에게 섭외 메일을 드리고, 답변을 받으니 세상 만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막막함이 조금은 괜찮아지는 기분이었다. 수요일 하루 동안 쑥갓을 따라다니며 관찰하기로 했고, 인터뷰도 하기로 했기에 수요일 하루가 채워졌다. 동경하던 대상을 만나 뵙고 그 하루를 따라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기대되었다. 세상 만나기 기간의 수요일이 되었고,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쑥갓의 하루를 보면서 새로운 질문이 생기기도 했고, 쑥갓이 멋진 사람이라는 것이 상기되기도 했다. 일정 중간 비는 시간과 일정이 끝난 후의 시간들 틈틈이 총 세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루고 싶은 것
(중략) 쑥갓의 모습을 보며 나의 현재를 떠올리기도 했다. 무언가 열렬히 좋아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심이 있는 분야는 있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 꿈이 무엇이냐 물을 때 고민 않고 답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멋지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직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참 부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조금 드리자, 쑥갓은 교사가 되더라도 교사가 되고 나서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 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욕망이 없으면 사회의 욕망을 따라가기 마련이고,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고, 잘 사는 것의 핵심은 내 욕망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을 왜 가지고 싶은가, 그 직업을 가져서 무엇을 이룰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동의했다. 또한 내가 꿈꾸고 있던 교사 그 뒤에는 어떠한 의미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왜 교사가 되고 싶은지는 생각해 보았지만, 교사가 되어서 무얼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나는 무얼 이루고 싶었을까. ‘이루고 싶었던 것’에 대한 설명은 많이들 하지만, 그것을 나에게 질문한 적이 없었다. 내 욕망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또한 조바심이 났다. 교사를 꿈꾸는 것에 그리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래도 꿈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무얼 이루고 싶은지가 너무도 막막했다. (중략) 막막함이란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미래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알 수 없다는 특성에서 생기는 불안은 어쩔 수 없이 막막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을 다루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다. 지금 나의 불안을 다루는 방법은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루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더 질문하고 탐구하면 된다고. 쉽지 않을 것을 알지만 우선은 나를 잘 토닥이려 노력해야겠다.
(중략) 열남과의 인터뷰를 끝내고 집에 가는 길에는 녹음본을 정리하며 쑥갓과의 인터뷰도 떠올렸다. 둘은 꽤 다른 사람 같았고, 그런 둘을 인터뷰한 것에 보람을 느꼈다. 집에 가는 동안 계속 생각한 것은,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였다. 녹음본을 살펴보았고, 수요일 하루닫기도 보았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번뜩 떠올랐다.
나는 안정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인 것 같다. 안정적이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안정되어 있는 것을 너무나도 필요로 했다. 그러다 보니 뚜렷하지 않은 현재가 괴로웠다. 내가 꿈꾸기 가장 쉬운 것을 꿈이라고 믿었을 수도 있다. 또한 세상 만나기의 맥락도 그렇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의지가 뚜렷해지길 바랐다.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교사를 만나 뵐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교사들을 만났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품고 싶었다. 세상 만나기를 기획할 때의 욕구를 조금은 알아챘다. 내가 만난 세상은 ‘나’였다. 세상 만나기 내내 나는 결국 나에 대해 질문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답은 아직 없다. 열일곱 살인 지금은, 그게 없는 채로 조금 더 묻고 헤매어도 된다고 믿어 보기로 했다. 질문 여행의 질문으로 가져갔던 ‘나를 이해하는 것’을 이번 세상 만나기를 통해 조금은 이루었다. 감사한 시간을 보냈고, 기록하지 않은 내용들도 모두 나에게 와 닿는 내용이었다. 미래의 내가 어떠한 직업을 가진다면 두 선생님께 찾아가 이 에세이를 보여드려야겠다. ‘지금은 이런 사람이 되었어요.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라는 말을 하며. 그럴 수 있는 좋은 삶을 천천히 준비해야겠다.